소리 없는 '시력 도둑'…40세부터 대비해야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 방치하면 실명까지 이어져 사물 찌그러져 보이면 조기 검사로 진행 막아야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신체의 노화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 특히 신체에서 노화 속도가 빠른 부위가 눈이다. 눈의 노화가 부르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은 '황반변성'이다. 한국에서 2017.2018년 실시한 통합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40세 이상 국민의 나이 관련 황반변성 유병률은 2011년(6.62%)보다 약 7%포인트 증가한 13.4%였으며, 70세 이상에서는 국민 3명당 1명꼴로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유발됐다. 황반은 시세포.시신경이 집중된 망막의 중심부에 있으며, 중심시력과 색각(색을 분별하는 감각)을 담당한다. 이 부위에 변성이 일어나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게 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황반변성은 초기에 사물의 한가운데가 검게 비어 보이거나, 계단.바둑판 같은 직선형의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이 진행하면 중심시력을 잃으면서 글자를 읽거나 사물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고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 유전적 소인, 심혈관계 질환,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 자외선 노출, 고혈압, 흡연 등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40세 이상 유병률 7년 새 7%P 증가 황반변성은 혈관의 유무에 따라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노화로 파괴된 황반의 노폐물이 망막 아래 쌓이면서 황반부의 시세포가 위축돼 시력이 천천히 나빠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의 시신경.시세포가 죽으면서 망막에 산소.영양소를 공급하는 맥락막(눈 뒤쪽 혈관 막)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는 질환이다. 신생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삼출물이 누출되면 황반부가 파괴돼 시력이 급격히 나빠지며, 발병 후 빠르면 수개월 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황반변성은 초기에 발견하면 의사의 진료에 따라 항산화 기능의 루테인.비타민.미네랄 등이 함유된 영양제를 먹고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등을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해 신생 혈관이 발생하고 출혈, 삼출물 누출 등이 동반되면 유리체 내 항체 주사를 통해 혈관의 활성도를 낮추고 시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치료를 해야 한다. 망막 신경의 손상 정도가 심하면 시력 호전을 기대하기가 힘들므로 최대한 빨리 진단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심각한 시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안저검사로 진단 가능 황반변성은 망막 상태를 확인하는 안저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안저검사는 시력에 중요한 신경인 망막, 망막 혈관, 시신경유두 등의 이상 여부를 파악하는 기본 검사다. 안저 카메라로 동공을 통해 안구 내 구조물을 촬영하는 방식인데, 1초 정도면 촬영이 끝날 정도로 간편하다. 인체에 무해한 빛을 단시간 촬영하는 비침습적 검사여서 후유증 걱정도 필요 없다. 안저검사는 황반변성과 함께 녹내장.당뇨망막병증 등 초기 자각 증상이 없는 3대 실명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선 실명 질환 유병률이 꾸준히 늘고 있어 노안이 발생하는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에 안저검사를 도입해 실명을 조기에 예방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심교 기자소리 시력 습성 황반변성 심혈관계 질환 중심시력과 색각